일상 이야기

말괄량이 삐삐

롤리팝귀걸이 2024. 8. 1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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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생 (그때는 국민학교) 일 때 kbs에서 말괄량이 삐삐라는 13부작 외화가 방영 됐다.
첫 회부터 삐삐롱스타킹에 매료된 나는 삐삐가 방송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삐삐의 광팬이었다.
너무 오래전에 본 거라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대략 설명을 하자면 삐삐의 붉은색 머리카락은 양갈래로 땋아져 양쪽으로 뻗어 있고 장난기 가득한 귀여운 얼굴은 온통 까만 주근깨로 덮여 있었다.  
삐삐는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원숭이와 달마시안 같이 점박이가 있는 하얀 말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천을 잘라 옷을 만들어 입거나 요리를 직접 하기도 하고, 금화가 가득 들어 있는 큰 가방을 가지고 다녔다. 해적인 삐삐의 아빠는 바다에 나가 실종 됐는데 거의 마지막쯤에 아빠를 만났던 걸로 기억된다.
사탕가게 앞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는 친구들에게 가방 속 금화를 꺼내 사탕을 사주는 삐삐를 보면서 나는 삐삐 같은 친구가 내게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했다. 학교도 가지 않고 신나고 자유분방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삐삐는 어린 나에게는 엄청난 동경의 대상임과 동시에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했다.

                   사랑스러운 삐삐


친구들과 기구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어깨에 매달린 원숭이와 함께 말을 타고 다니고, 나쁜 어른을 던져 버릴 정도로 힘이 세고, 스컹크를 스펑크라고 부르는 장난기 넘치고 유쾌한 소녀  삐삐는 나의 어릴 적 롤모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마도 삐삐를 좋아하던 많은 아이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말괄량이 삐삐를 다시 본다면 어렸을 때 느꼈던 그 신선한 감정들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수 없을 거 같다.
하지만, 내 추억 속 삐삐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명료하다.
갑자기 삐삐 역할을 했던 잉거닐슨의 현재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본다.

                                 잉거닐슨

65세 되었다는 잉거닐슨은 나이에 걸맞은 편안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고 있다.
나의 삐삐가 벌써 65세라니...
하긴 말괄량이 삐삐를  좋아하던 12살의 아이는 56세가 되어서 이렇게 삐삐를 추억하고 있지 않은가..

삐삐 포에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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