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는 평온한 화요일. 딸아이가 만들어 준 딤섬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구수한 작두콩 차를 마신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짙은 갈색 차는 가을과 많이 닮아있다. 로즈메리오일을 서너 방울 떨어뜨린 오일버너에 초를 켜고 멀찍이 앉아 노랗게 반짝이는 촛불을 본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창밖의 잔뜩 흐린 회색 하늘과, 베란다 난간에 매달린 작은 빗방울들과,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거실을 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의 씰룩이는 엉덩이를 바라보는 지금. 완벽한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다.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이 고즈넉하고 아늑한 정서가 참 좋다. 이 가을이 오래 좀 머물러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