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2. 인썸니아

롤리팝귀걸이 2024. 6. 2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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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웩~ 켁~ 우왜액~
방금 호출을 받은 1번 미어캣이 모래처럼 와르르 부서져 내리는 것을 상상하며 J는 감았던 눈을 떴다. 침대 옆 협탁에 놓아둔 핸드폰 화면을 터치해서 시간을 확인한 J는 꽥꽥 거리는 소리의 근원지가 옆 집 화장실이라는 걸 알아챘다. 옆 집에 혼자 사는 남자가 퇴근을 한 모양이었다. (오래된 아파트라서 그런건지 유난히 화장실 방음이 안돼서 J는 아침 배변 내지는 가스 배출시에는 수돗물을 틀거나 유투브 쇼츠를 켜 놓곤 했다. )
작년까지만 해도 옆 집 남자에겐 아내와 귀여운 딸아이가 있었는데, 올 초에 아이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이사를 나가 버리고 줄곧 남자 혼자 지내는 듯 했다. 이사 가기 전 새댁으로부터 남편이 전철역 부근에서 횟집을 한다고 들었었는데,  아마도 새벽까지 영업을 하는지 보통 네다섯시가 되어야 퇴근을 하는 듯 했다. 여시 같은 아내와 토깽이 같은 아이가 떠난 빈 집에 들어와 고단한 하루를 정리하며 씻는 소리일 거라고 J는 단정 지었다.
우웩~~켁켁~ 왝~
남자가 양치질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벽을 사이에 두고 헛구역질 하는 적나라한 소리를 듣고 있자니 J 까지도 비위가 상할 지경이었다. 몇 분간 물소리가 나고 변기 내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정적이 찾아왔다.
아... 잠은 다 잤네.
미어캣들을 또 불러 낼수는 없다고 J는 생각했다.
' 걔네들도 자야지, 종일 보초만 서나..'
J가 부스스 일어나 형광등 스위치를 켰다.
세번째 점등이었다.
주방으로 간 J가 씽크대 하부장을 열고 제일 작은 편수 냄새를 꺼내 들었다. 정수기에서 물 550ml를 받아 인덕션 렌지 위에 올려 놓고 J는 천천히 베란다로 걸어 나갔다.
어느 새 맹꽁이의 노래는 멈춰 있었다. 맹꽁이도 지금쯤은 잠자리에 들었을 거라고 J는 생각했다. 맹꽁이 때문에 닫았던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자 깨끗하고 시원한 새벽 공기가 훅 밀려 들어 왔다.
벌써 동이 트려는지 먼 하늘이 뿌옇게 밝아 오고 있었다. J는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폐를 정화 시켰다.
눈이 몹시 뻑뻑하고 따가웠다.
모기를 잡느라 혈안이 되었던 탓 일거라고 J는 생각 했다.
갑자기 모기에 물린 자리들이 견딜수 없이
가려워지는 소름  끼치는 기분을 느끼며 J는 라면물이 끓는지를 보기 위해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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