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에 앉아 고양이 낚싯대로 희동이를 부른다. 낚싯대를 요란하게 흔들어 댈수록 희동이는 더 신이 나는 모양이다. 침대 아래 깔아 놓은 카펫 위를 우다다다 뛰어다니며 낚싯대 끝에 매달린 초록색 리본을 사냥하다가, 작고 하얀 발가락 사이에 리본이 걸려들면 보란 듯이 씩씩 거리며 침대 위로 물고 올라온다. 내가 앉은 발치에 그것을 당당히 내려놓고 나를 한번 보고 이빨자국 가득한 리본을 한번 보고 어서 낚싯대를 다시 던져보라고 무언의 재촉을 한다. 점점 두둑해지는 희동이의 폭신한 뱃살이 가쁘게 숨을 몰아 쉬다가, 충분히 놀았는지 아무렇게나 리본을 뱉어 놓고 언제 뛰어다녔냐는 듯 세상 편한 자세로 잠이 든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희동이의 감겨있는 갈색 속눈썹을 조용히 들여다보다가 문득 물구나무서기를 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