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너희도 가을 같아.

롤리팝귀걸이 2024. 9. 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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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은 며칠새 완연한 가을 햇살로 바뀌어 있다.
가을이라고 어디에 쓰여 있는 건 아니지만 뭔지 모르게 가을의 햇살이다.
지난주는 명절 특수로 인해 몹시도 바쁜 날들이었다.
연휴 동안 여유롭게 쇼핑을 나오는 사람들을 위해 추석도 쉬지 못하고 꼬박 일했던 동료들 덕분에 공포의 긴 시간들을 무사히 지나온 것에 감사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맞는 휴무.
할 일은 산더미인데 지쳐있는 몸이 선뜻 일으켜지질 않는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을 제외한 모든 곳이 쑤시고 아프다.
딸아이가 맛있게 끓여 놓은 김치찌개에 비벼 밥 한 공기를 게 눈 감추듯 먹고, 커피 한잔을 내리고 빛깔 좋은 햇사과 반쪽을 접시에 깎아 놓는다.
작게 자른 사과 한쪽은 잘게 다져서 북봉이 (새 ) 간식으로 새장 안에 넣어 주고 따뜻한 커피와 사과 접시를 들고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 쇼파에 앉는다.
콩이와 연이가 기다렸다는 듯 양옆에 와서 들러붙더니 졸린지 이내 눈이 가물가물.
함께 가던 산책도 딸아이에게 미루고, 장난감을 물고 와서 보채도 길게 놀아주지 못했더니 내가 착석만 하면 옆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툼을 할 정도로 애정결핍 상태인 콩이. 연이.
한 모금 마신 커피를 내려놓고 녀석들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멀찍이서 우리들을 주시하는 희동이도 찍어본다.
늘 같은 자리, 같은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지만 콩이, 연이, 희동이도 뭔가 어제와는 또 다르게 느껴진다.
마치 뭔지 모르게 조금씩 바뀌어 가는 가을 햇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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