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쉬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찾아야 할 타이밍이다. 당근 알바에 올라온 알바 자리 중에 내가 할만한 일들은 그닥 많지 않다. 나이제한이 없는 물류 관련 일이나 배송알바, 식당 보조, 주방 설거지와 서빙이 전부이다. 식당.. 3년 전까지 김치찌개 가게를 운영 했던 나는 한 곳에서만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김치찌개를 팔았다.
사실 많이 벌지도 못하면서, 월급쟁이 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주먹구구식 계산만으로 10년을 버텼다.
몸도 망가지고 나이도 열살이나 더 먹어 버린 뒤에 와서야 비로소 가게를 접고 징글징글한 그 동네를 떠날수 있었다. 징글징글 하다고 표현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신도시에 비해 꽤나 낙후된 동네에서 장사를 했었는데, 점심 때 와르르 몰려 왔다 몰려 가는 직장인들을 제외한 그 동네 사람들만 놓고 보면 징글징글 하다는 표현은 과하다고 볼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대낮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해서 길가에 쓰러져 자는 사람이 있는 동네였다. 골목에 주차해 놓은 내 차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수치심도 없이 오줌을 누는 아주머니가 있는 동네였다. 매춘을 하는 중국 여자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아버지 같은 남자와 모텔로 들어 가는 걸 보게 되는 곳이었고 아이들이 있어야 할 놀이터는 지린내가 풍겼고 빈 막걸리 병들이 여기저기에 굴러 다녔다.
그런 동네인줄도 모르고 그저 월세가 싼 곳을 찾아 다니다가 계약 해버린 나의 불찰이 컸다.
단돈 100만원도 없이 시작한 가게였다. 여동생에게 부탁해 돈을 빌리고 제일 싼 간판을 달고 제일 싼 집기를 샀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고 살아 남아야 했다.
(2편에 이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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