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직업의 단면

이기적인 베짱이

롤리팝귀걸이 2024. 9. 1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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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울렛의 푸드코트에서 일한다.
여러 명이 한 공간에서 긴 시간을 함께 해야하다보니 서로 마음 편하고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는 쌍방 간 많은 배려와 협력이 요구 되는 곳이다.
우리 매장에는 가끔 주말알바를 나오는 사람이 있다. 평일에는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한다는 그 사람은 언젠가 내게 자신의 사적인 하소연을 말한 적이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손이 느려 터지고 일을 너무 못한다며 자꾸 지적을 한다는 얘기였다.
그녀는 대체 자기가 왜 그런 대우와 지적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가 그녀를 두둔해 주기를 바라는 뉘앙스가 느껴졌지만, 차마 가식적인 옹호는 할 수 없어서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나름 사람을 많이 겪어본 내 눈에 그녀는 느리고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요령을 피우고 자신이 할 일조차 남에게 전가하는 좋지 못한 성질을 가진 사람이다.
교묘하게 눈치는 빠르고, 좋지않은 쪽으로 지능적인 여우과라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그녀를 불편해하고 기피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 해도, 매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틈에서 설렁설렁 시간을 때우며 요령을 피워대는 그녀를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그녀는 소속된 그룹에서 자신이 왕따가 되고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이유를 정말로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유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 자신의 지독한 아집 때문에 스스로 변화와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짐작컨대 그녀처럼 일하는 스타일은 어떤 그룹에 속해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배척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고단하고 치열한 일터에서 이기적인 베짱이를 좋아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
전에 " 눈이 바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한다" 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눈이 밖을 향한 또다른 이유는 어쩌면 나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좀 바라보며 더불어 살라는 의미는 아닐까.. 문득 생각해 본다.

길에서 주웠는데 이름 아시는 분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