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야기

고양이를 모십니다.

롤리팝귀걸이 2024. 7. 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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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를 키운다. 내가 "고영희씨" 라고 불렀던 치즈냥이 고양이가 낳은 새끼라서 "희동이"라고 조카가 이름을 지어 줬는데, 똥꼬발랄하고 개구진 성격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 된다.
희동이는 나의 껌딱지이다. 흔히 개냥이라고 구분하는  고양이에 해당 하는데 유난히도 나를 잘 따른다.
퇴근하고 현관문을 딱 열면 희동이와 눈이 먼저 마주친다. 막내인 희동이를 먼저 안아 주고 싶지만, 입양 고참인 두 마리의 강아지들과 먼저 인사를 하는 게 우리 집의 룰이다.
그러지 않으면 콩이, 연이는 멈추지 않는 열정적인 꼬리팰러 때문에 어쩌면 까만 코가 천장에 닿을 때까지 두둥실 날아 오를지도 모르니까..
내가 콩이, 연이와 재회의 몸부림을 칠 동안 희동이는 멀찍이 떨어져서 세상 애처로운 소리로 야옹 거린다. 아주 구슬프게 야옹 야옹 거리다가 내가 가까이 다가가면 거짓말처럼 엄망~하며 나를 올려다 본다. 하.. 이런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내 말을 믿기 어려울 거다. 하지만, 과장이 아니고 정말 그렇게 들린다.
개는 짖는 소리가 그리 다양하지 않지만, 고양이는 아주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 소리를 낸다.
그릇에 사료를 부어 주면 얌냠 뇸뇸~ 아주 귀여운 소리를 내며 먹기도 한다. 그런 치명적인 귀여움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 대부분이 충성스런 집사가 되는 게 아닐까 생각 되는데,  그 어떠한 댓가도 바라지 않는 자발적인 집사를 자청하게 되는 것이다.
고양이가 말랑거리는 핑크색 발바닥으로 내 손등을 꾸욱 누르기라도 하면 그 순간 나의 충성도는 +1씩 상승 한다. 빛에 따라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까맣고 작은 고양이의 동공을 가까이서 보고 있으면 마치 카메라의 줌이 나를 끌어 당기듯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고양이가 자기 발등에 침을 골고루 묻혀가며 쫑긋한 두 귀를 열심히 닦는 모습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아~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수 없다는, 집사들만 아는 행복한 고양이지옥이여~


              제가 모시고 있는 희동 아가씨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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