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2

이기적인 베짱이

나는 아울렛의 푸드코트에서 일한다. 여러 명이 한 공간에서 긴 시간을 함께 해야하다보니 서로 마음 편하고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는 쌍방 간 많은 배려와 협력이 요구 되는 곳이다. 우리 매장에는 가끔 주말알바를 나오는 사람이 있다. 평일에는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한다는 그 사람은 언젠가 내게 자신의 사적인 하소연을 말한 적이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손이 느려 터지고 일을 너무 못한다며 자꾸 지적을 한다는 얘기였다. 그녀는 대체 자기가 왜 그런 대우와 지적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가 그녀를 두둔해 주기를 바라는 뉘앙스가 느껴졌지만, 차마 가식적인 옹호는 할 수 없어서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나름 사람을 많이 겪어본 내 눈에 그녀는 느리고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기..

당신은 이타적 입니까? 이기적 입니까?

일주일에 한번씩 나는 병원의 통증의학과를 방문 한다. 왼쪽 팔을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의 어깨 통증과 고질적인 테니스 엘보를 치료 하기 위해서이다. 의사들의 진단은 안들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뻔하다. " 아이구~ 일 많이 하셨죠? 아프실만도 하시네요. " 라든가 " 이제 많이 아프실 나이죠. 오래 쓰셨으니 고쳐가며 쓰셔야겠죠?" 라든가.. 뭐 그런 식이다. 둘 다 맞는 이야기이다. 몸 아끼지 않고 힘든 일을 하며 살아 왔고, 갱년기다 뭐다 이곳 저곳 고장 날 때이기도 하다. 병원 침대에 누워 도수치료를 받거나 환부에 뻐근한 주사를 맞다 보면 내 몸을 너무 아끼지 않고 혹사 시켜 온 건 아닌지 스스로를 자책 하게 되기도 하지만,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로 여기고 잘 치료하려고 노력..

일상 이야기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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