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엄마와 난 사실 친한 사이는 아니었어. 네 엄마가 우리 카페를 드나든지 몇 달이 지날 때까지도 나는 네 엄마가 주로 어디에서 지내는지, 종일 어딜 그렇게 바쁘게 돌아 다니는지, 카페가 쉬는 날은 어디에서 식사를 하는지 아는 바가 전혀 없었어. 한동안 안 보여서 궁금해 하고 있으면 네 엄마는 우아하고 태연한 걸음으로 홀연히 나타나곤 했어. 나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 늘 악수를 청했지만, 네 엄마는 나를 무안하게 만들고 도도하게 먼저 자리를 떴어.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었는지도 몰라. 더 맛있는 걸 주고 싶었고 정수기에서 바로 따라 낸 깨끗한 물만 대접 했지.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고 카페를 둘러 싼 밤나무들이 잎을 떨구기 시작했어. 산은 겨울이 더 빨리 찾아 오거든. 빨랫줄에 널 행주 바구니를 들고 카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