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 2

고양이를 모십니다.

나는 고양이를 키운다. 내가 "고영희씨" 라고 불렀던 치즈냥이 고양이가 낳은 새끼라서 "희동이"라고 조카가 이름을 지어 줬는데, 똥꼬발랄하고 개구진 성격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 된다. 희동이는 나의 껌딱지이다. 흔히 개냥이라고 구분하는 고양이에 해당 하는데 유난히도 나를 잘 따른다. 퇴근하고 현관문을 딱 열면 희동이와 눈이 먼저 마주친다. 막내인 희동이를 먼저 안아 주고 싶지만, 입양 고참인 두 마리의 강아지들과 먼저 인사를 하는 게 우리 집의 룰이다. 그러지 않으면 콩이, 연이는 멈추지 않는 열정적인 꼬리팰러 때문에 어쩌면 까만 코가 천장에 닿을 때까지 두둥실 날아 오를지도 모르니까.. 내가 콩이, 연이와 재회의 몸부림을 칠 동안 희동이는 멀찍이 떨어져서 세상 애처로운 소리로 야옹 거린다. 아주..

너를 키우기로 했다.

네 엄마와 난 사실 친한 사이는 아니었어. 네 엄마가 우리 카페를 드나든지 몇 달이 지날 때까지도 나는 네 엄마가 주로 어디에서 지내는지, 종일 어딜 그렇게 바쁘게 돌아 다니는지, 카페가 쉬는 날은 어디에서 식사를 하는지 아는 바가 전혀 없었어. 한동안 안 보여서 궁금해 하고 있으면 네 엄마는 우아하고 태연한 걸음으로 홀연히 나타나곤 했어. 나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 늘 악수를 청했지만, 네 엄마는 나를 무안하게 만들고 도도하게 먼저 자리를 떴어.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었는지도 몰라. 더 맛있는 걸 주고 싶었고 정수기에서 바로 따라 낸 깨끗한 물만 대접 했지.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고 카페를 둘러 싼 밤나무들이 잎을 떨구기 시작했어. 산은 겨울이 더 빨리 찾아 오거든. 빨랫줄에 널 행주 바구니를 들고 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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